오랜 세월이 흘러 낡은 외관을 지닌 안양의 한 아파트, 겉으로는 조금 시간의 흔적이 느껴졌지만 내부는 달랐다. 고우리 씨 부부가 만든 이 공간은 그들의 신혼생활처럼 새롭고 산뜻하기만 했다. 고우리 씨가 처음부터 인테리어에 큰 관심을 가졌던 건 아니었다. 관심사가 비슷한 어머니의 영향을 알게 모르게 많이 받았던 우리 씨는 소품, 장식 등을 모으는 취미가 있었고 이는 집을 마련하며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됐다고. 첫 인테리어는 쉽지 않았다. 부모님의 주택이었기에 예산과 스타일 모두 부모님의 의견이 우선이었다. 그러나 결혼 후 오롯이 부부만을 위한 공간이 생긴 만큼 고우리 씨는 두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을 적극 반영해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우리 씨의 집은 깔끔하고 잘 정돈되어 있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나지 않는 호텔룸 같은 집과는 다르다. 공간의 곳곳에 두 사람의 흔적이, 또 우리 씨의 안목이 담긴 소품들이 즐비했다. ‘깔끔함’과 ‘사람 사는 냄새’ 사이의 균형을 맞추어 준 것은 역시 잘 준비된 수납공간이었다. 벽과 공간 사이 틈틈이 들어선 수납장은 이 깔끔함의 비결이 무엇인지 단번에 알게 해준다. 주방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상부장을 터 버리는 것이 유행이지만 우리 씨는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다는 깔끔하게 정리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아마 이 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은 주방과 아치형 입구로 연결된 다이닝룸일 것이다. 남편이 요리를 직업으로 하는 만큼 요리를 하고 즐기는 공간을 제대로 꾸미고 싶었다고. 셀프 인테리어 초보자를 위한 노하우를 묻자 우리 씨는 이렇게 답했다. "요즘 인테리어에 대한 정보나 제품이 정말 많아요. 그렇다 보니 초보자들은 우선 예쁘고 멋진 소품과 가구들을 사는 데 급급하죠. 그러나 기본은 정리와 수납이에요. 수납을 여유롭게 할 수 있어야 그 뒤에 무언가를 더할 수 있는 거죠. 우선 지금 가지고 있는 소품과 짐들을 정리해보고, 거기에 맞춰 인테리어를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거실 공간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우리 씨에게 거실은 TV도 보고, 대화도 나누며, 편히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다. 소파와 TV를 중심으로 공간을 정리하고 라운드 선반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드레스룸 공간 구조에 맞게 수납장을 짜 넣었다. 자칫 답답해보일 수 있는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베란다를 확장했고,덕분에 깔끔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공간을 완성할 수 있었다.



주방 주방에는 수납이 넉넉하지 않았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아일랜드를 새로 제작했다. 거실에서 보는 주방의 모습이 깔끔해보일 수 있게 노력을 많이 했다. 상부장 사이 오픈형 우드 선반을 배치, 소품을 두어 포인트가 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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